집단 착각 : 인간 본능이 빚어낸 집단사고의 오류와 광기에 대하여
토드 로즈 지음 ; 노정태 옮김21세기북스
( 출판일 : 2023-05-03 )
작성자 :
이○림
작성일 : 2024-11-03
페이지수 : 419
상태 : 승인
2024년 10월,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설레고 가슴벅차오르고 자부심 뿜뿜했던 역사적 경사가 있었다.
바로 한각 작가님의 노벨상 수상!
내가 받은 것이 아님에도 너무나 들뜬 나머지 한동안 계속 그 행복한 마음으로 살아갔던 것 같다.
한 사람이 이토록 수많은 사람들을 행복하게 해줄 수 있다는 것에 놀랐고 또 고마웠다. 연일 축제를 이어가던 많은 사람들과 달리 한쪽에선 노벨상까지 폄하하면서 수상의 부당함을 주장하기 위해 스웨덴까지 찾아간 무리도 있었다.
한강 작가의 노벨상 수상 소식의 뉴스마다 도를 넘는 악플을 볼 수 있었고
이들이 과연 동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대한민국 국민인가 의심스러울 정도로 너무 충격을 받았다.
<집단착각>을 보고 인간의 속성을 이해했음에도 2024년에 일어나는 일이라고 믿기지 않는 광경들이 펼쳐졌다.
언젠가 사이비 종교에 빠진 사람들을 다룬 방송에서도 어느 심리학 교수가 이런 일들이 비단 사이비 종교에서만 일어나는 일이 아니라고 무리를 이룬 집단에서 생각보다 흔하게 발생하고 있다고 말하는 것을 들은 적이 있다.
집단착각에서는 이러한 현상의 원인에 대해 몇 가지 개념을 들어 설명하고 있다.
먼저, 따라쟁이의 함정에 대해 말하고 있는데 우리의 뇌는 무의식적으로 우리가 보는 것을 계속 검증하고자 하는 성향이 있어서 불확실한 상황에서 우리보다 더 나은 지식을 가지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 이들을 추종하려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저자는 스스로의 판단을 내던진 채 맹목적으로 다른 이들을 추종하고픈 '악마의 유혹'을 떨쳐내야 한다고 말한다.
생존 차원에서 우리의 몸은 어딘가에 속하는 것을 갈망하도록 뇌과학적으로 진화해 와서 귀속집단에 받아들여지고 싶다는 욕구와 귀속집단으로 부터 배척될까 하는 두려움이 있다.
이로 인해 '정체성의 함정'에 빠지기도 하는데, 이들은 집단의 이름으로 그 전까지 상상하기 힘들었던 짓을 저지르곤 한다는 것이다.
정체성의 함정은 집단 착각을 만들고 유지시킬 뿐 아니라 결국 집단 그 자체를 파괴해 버리는 비극을 낳기도 한다.
무엇이 이토록 인간을 어리석게 만드는가.
그러나 어쩌면 인간은 태생적으로 영리함과 어리석음을 동시에 가지고 있는지도 모른다. 방송에서 어느 심리학 교수가 말했듯 이러한 일들은 비단 사이비 종교에서만 일어나는 일들이 아니다. 어쩌면 우리도 폐쇄된 곳에 스스로를 가두고 가스라이팅으로 세뇌되어 진실을 알지 못하고 살아갈 지도 모를 일이다.
인간은 누구나 어리석어질 수 있다.
그들을 보며 슬픈 것은 모두가 축제를 즐길 때 자신들의 잘못된 신념으로 그 축제를 즐기지도 못하고 필요없는 분노를 쏟아내고 있어서다. 나중에 진실을 알게 되었을 때 그들이 느낄 부끄러움 때문이다.
그러나 그들만의 일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우리도 어쩌면 내일, 또 어느 날 그들이 될지도 모를 일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