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버트 맥키의 캐릭터
로버트 맥키 지음 ; 이승민 옮김민음인
( 출판일 : 2023-05-18 )
작성자 :
이○림
작성일 : 2024-11-03
페이지수 : 508
상태 : 승인
로버트 맥키의 이전 책들을 탐독했으므로 이 책 또한 기대하며 기다렸고 역시 기대했던 대로 너무 좋았다.
드라마를 같이 배운 동기들 몇이서 스터디를 꾸려 공부하고 있는데
우리끼리는 로버트 맥키를 '맥키쌤'이라고 부른다 .
작법책이므로 당연히 스토리를 어떻게 써야하는지 기본적인 작법에 대해 충실히 가르쳐주는데 맥키쌤의 책은 대부분의 작법책과 달리 두께 만큼이나 깊은 성찰과 깨달음이 담겨 있어 나는 그의 책을 읽을 때마다 철학책을 읽는 느낌을 받곤 한다.
단순히 인기있는 작품을 써내려면, 인기있는 캐릭터를 써내려면... 따위의 기술적 요소를 말하기 전에 그는 언제나 근본, 처음, 기본부터 시작한다.
'인간이란 무엇인가' 부터 인간은 어떤 속성을 가지고 있으며 우리는 어떤 세상에서 어떠한 인간으로 살아가고 있는지를 말한다.
그래서 결국 글을 쓴다는 것은 하나의 세계를 창조하는 것, 창조한 세계를 통해 현재를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에게 다양한 방면으로 기여할 수 있다는 것을 말하고 있다. 그러므로 작가는 예술가이며 철학자이며 또한 과학자이기도 하다. 그리고 세계와 인간에 대해 깊은 탐구의 출발점은 언제나 인간에 대한 무한한 애정에 있다.
저자가 밝히고 있듯
'이 책의 목적은 독자들과 함께 캐릭터라는 가공인물의 본성을 심도 있게 통찰하고, 주인공부터 1~3차 조역들과 가장 끄트머리의 이름 없는 단역까지, 작품 전체의 등장인물을 입체적으로 새롭게 구축하기 위한 창작기법을 연마하는 것'이다.
'캐릭터는 사람이 아니'며
'감정과 의미를 전달하는 인간성의 의미심장한 은유이고,
작가의 마음에서 태어나 스토리의 품 안에 안전하게 안겨서 영원한 삶을 살아갈 운명이다.'라고 말하고 있다.
소설을 쓰는 이유가 오직 인생과 겨루기 위해서라고 말한 헨리 제임스의 말을 인용하면서 캐릭터를 창조하는 일도 같은 맥락이라고 말한다. 오직 인간성과 겨루기 위해서, 어떤 인간보다 더 복잡하고 더 의미심장하고 더 매력적인 인물을 그려 내기 위해서라고.
매력적인 캐릭터에는 어떤 요소들이 있어야 하는지, 그러기 위해서 작가는 어떤 무기들을 가지고 있어야 되는지... 작가가 캐릭터를 창조하기 위해 갖추어야 할 모든 것을 말해주고 있다. 그 친절하고도 다정한 가르침에 육성으로 수업을 듣는 것처럼 책의 내용을 타이핑 하다보니 어느새 100페이지가 넘어서고 있었다.
작법서를 읽은 느낌이 아니라 인생수업을 들은 느낌이 든다.
서두에서 몇 번의 복습을 각오해야 한다고 그가 말했는데 독서일지를 쓰면서 다시 중요한 내용을 타이핑해 놓은(거의 대부분의 내용이지만) 텍스트를 보니 다시 또 깨달아지는 것이 있다.
인생에 대해 깊이 통찰 할 수 있는 책이니
작가지망생이 아니더라도 읽어볼만한 책이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