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의 지혜 : 꽃에서 펼쳐지는 탄생과 소멸의 위대한 생존 드라마
모리스 마테를링크 지음 ; 성귀수 옮김 ; 조영선 그림김영사
( 출판일 : 2008-05-22 )
작성자 :
이○림
작성일 : 2024-11-01
페이지수 : 160
상태 : 승인
아마도 누군가의 추천이 아니었다면 읽어보지 못했을 확률이 큰 책이었다.
글쓰기 수업에서 강사님이 소개했던 몇 몇의 글만으로 마음을 사기에 충분했다.
식물을 관찰하는 작가의 시선은 식물학자를 닮아있었다. 아니, 어쩌면 그것이 작가란 시선인 것인지도.
<파랑새>의 작가로 유명한
세계를 관찰하는 그의 시선도, 그 시선을 텍스트로 구현하는 능력도 너무나 탁월하여 문장, 문장마다 마음을 빼았겼다.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
꽃의 지혜를 통해 인간의 삶을 위로하고
또 그영웅적 삶에 대해 갈망하며 현재의 어려움이 별것 아님을 이야기 해주고 싶으셨던
그 다정한 마음이 고마웠다.
하지만 그 다정한 의도와는 달리 나는 슬픈 의문이 계속해서 들었다.
<백년을 산 월계수>는 온 생이 고통으로 점철되었으나 그럼에도 생존하기 위한 처절한 삶을 이야기했고
<나사말의 사랑>은 작가의 말처럼 '가장 비극적인 혼례 장면을 연출하는 식물'의 모습을 보여주었다.
절벽에 떨어진 씨앗이 살아남기 위해 끊임없이 가지를 비틀고
홀로라면 생을 유지했을 수꽃이 번식을 위해 죽음을 선택하는 이 잔인한 생의 명령들 앞에
'무엇을 위하여... 도대체 왜?'란 질문이 끊임없이 생겨났다.
그 선택에 어떤 기쁨이 있었던 걸까,
아니면 그것이 고통뿐일지라도 죽음일지라도 그저 새겨진 명령대로 움직인 걸까.
너무나 눈부시도록 아름다운 자연이, 생이 참으로 잔인하다는 생각을 했다.
부디 그 선택이 고통보다 더 큰 행복, 삶보다 더 큰 가치라 스스로 판단한
그래서 감히 내가 판단할 수 없는 완전히 다른 차원의 삶을 그들이 살았던 것이기를 간절히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