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가 현황

  • 참가 현황

독서마라톤 종료일까지D-000

독서마라톤 참가신청

책 이미지가 없습니다.

내일 쓰는 일기 : 허은실 산문집

허은실 지음미디어창비 ( 출판일 : 2019-09-23 )
작성자 : 김○아 작성일 : 2024-05-15
페이지수 : 295 상태 : 승인
내일 쓰는 일기
사귄다는 일의 귀함을 살수록 느낀다. 한편 나이가 들수록 진정한 사귐은 점점 어려운 일이 되는것 같아. 어른이 될수록 이해관계나 필요에 의해 사람을 대하는 이들을 많이 보고, 그것에 상처받기도 하지, 그 옛날 장자라는 할아버지는 군자의 사귐은 담담해서 물 같고, 소인의 사귐은 달아서 단술 같다. 라는 말을 했대, 달콘한 언행으로 마음을 얻으려는 사람보다, 덤덤한 듯 깊고 담담한 듯 그윽한 사람. 성큼성큼보다는 서슴서슴한 사귐을 좋아한다.
어른이 된다는 건 제 그림자와 대화하고 잘 놀아주어야 하는 일이기도 하다. 그림자는 존재가 흘리는 검은 눈물, 벽을 만나면 일어서는, 내가 기르는 어둠, 부디 네가 너이ㅡ 그림자를 알아주고 자주 안아주기를.
음악은 비가 내리지 않은 경우에 대처하기 위해 발명되었다. 날씨만큼 이데올로기적인것은 없다. 롤랑바르트를 인용하자면, 이제 날씨만큼 계급적인 것은 없다. 일단, 그냥, 아무거나 한 문장을 써 보는 것, 우리가 읽어온 저 위대한 명작들, 그 중에서 많은 작품은 어쩌면 이런 시시한 시작에서 비록한 것 일지도 모른다.

누군가 올것 같아서 괜히 문밖으로 서성이는 상태를 이누이트 들은 익트수아르포크라고 부른다고 한다. 러시아어로 라즐리우비트란 단어는 사랑의 단꿈에서 깨어났을 때의 달콤 쌉싸래한 기분을 표현하는 말이라고 한다.
사람은 누구나 독이랄 수 있는 면을 갖기 마련, 그 독을 없애줄 수 있는 설탕 같은 사람을 만나면 좋겠다. 물론 그 전제는 일정기간 이상의 숙성시간을 거쳐야 한다는 거겠지...
로그인 도서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