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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의 길 : 양세형 시집

양세형 지음이야기장수 ( 출판일 : 2023-12-04 )
작성자 : 김○아 작성일 : 2024-05-15
페이지수 : 179 상태 : 승인
별의 길 양세형 시집
시라는 것에 대해 잘 모릅니다. 1985년 8월 경기도 동두천에서 태어나 국민 학교 시절 앞으로는 논밭, 뒤로는 산이 있는 마을에 살았습니다. 워낙 조용한 동네라 떠들썩 한 것이라곤 새 울음소리 풀벌레 소리 흙바닥에 떨어지는 빗소리가 전부인 곳이었다. 신발 가방을 발로 차며 걸었던 논두렁길, 마을 입구를 지키는 아카시아 나무 아래 누워 가로등 없는 길 위로 더 반짝이던 밤하늘을 보면서 신비로운 감정을 느꼈습니다. 무식한 머릿 속에선 설명되지 않았던 것들이 하나하나의 단어들을 끄집어 내어 조립하면 글이 되었고, 어린 시절 저는 호자만의 행복한 놀이에 빠져들었습니다. 마흔살이 다가오는 지금도 신비로운 감정은 불쑥불쑥 찾아옵니다. 400점 만접 수능시험, 저는 최선을 다해 문제르 풀었습니다. 88점을 받았습니다. 사람도 삶도 여전히 답을 알아맞히기가 너무 어렵습니다. 그래서 88편의 글을 용기내어 담아봅니다.

시를 쓰게 하는 당신에게
시를 좋아하는 당신에게 시 한편 보냅니다.
당신이 좋아하는 저의 시는요, 제겐 너무 쉬운 글입니다. 당신을 생각하고요. 떠올리는 닫어만 적으면요. 그렇게 아름다운 시 한편이 된답니다. 당신이 좋아하는 저의 시는요. 제겐 너무 쉬운 글입니다. 시를 좋아하는 당신에게 시 한편 보냅니다.

너에게 가는 길
샤워를 하고 향수를 뿌렸어요. 거울 앞에서 패션쇼도 하구요. 당신에게 가는 길 예고 없던 비가 내려요. 전 우산을 챙기질 못했죠. 폭우가 내리는데 우산이 없는 나는 이 세상에서 제일 행복합니다.

그리움
죽어 있느 ㄴ꽃은 없다. 그 꽃도 그랬다. 말라비틀어지기 전까지.. 말라버린 꽃은 죽었다고 한다. 쓰레기통에 버려진 마른 꽃 향기는 부서지고 가루가 되면서 그 향이 더 진해진다. 이 세상에 죽어 있는 꽃은 없다. 그 향기를 기억하는 이가 있다면 그 꽃은 죽지 않았다. 어쩌면 더 기억해주길 바라며 깊은 향기로 남았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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