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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대표 고전 시 : 제프리 초서부터 딜런 토머스까지

제프리 초서 외 지음 ; 윤준 옮김지식을만드는지식 ( 출판일 : 2023-12-08 )
작성자 : 김○아 작성일 : 2024-05-15
페이지수 : 378 상태 : 승인
영국 대표 고전시 제프리 초서부터 딜런 토머스까지
제프리 초서는 상인의 아들로 태어나 100년 전쟁에 종군했고, 귀국 후 에드워드 3세의 궁정에서 외교관으로 일했다. 당대의 공용어인 라틴어나 프랑스어가 아닌 영어로 시를 쓴 최초의 중요한 시인이라 영국시의 아버지라고 부른다.
쾌락의 정사
그 음악이 흘러나오는 듯한 그 곳에서는 저 아름다운 마녀가 마법과 마술으 ㄹ걸어 먼 곳에서 데려온 새 애인과 함께 이제 막 괘락을 즐기는 중이었다.
오랫동안 음란한 즐거움을 맛본 후 그녀는 애인을 그 곳의 의슥한 그늘에 눕혀 잠재웠다. 그새 그들 주위에선 숱한 미녀들과 음탕한 젊은이들이 즐겁게 노래를 부르며, 간간이 경박하고 방탕하게 놀았다. 그러는 동안 내내 애인 바로 위에 몸을 굽힌 채 그녀는 마치 쏘인 곳에 바를 약을 찾거나 탐욕스럽게 기쁨을 맛보는 양 간교한 눈으로 애인을 응시했다. 그러고는 종종 고개를 숙이고는 그가 깰까봐 가벼운 키스로 그의 입술을 축여 주었고, 그의 젖으 눈을 통해 색정과 음란한 괘락으로 아주 흐물흐물해진 그의 원기를 빨아 마셨다. 그러고는 마치 그의 처지를 동정하듯 나직하게 한숨쉬었다. 그래 누군가 이렇게 아름다운 노래를 불렀다. 아, 아름다운 것을 보려는 이여, 피어나는 꽃송이에서 그대의 나날을 보라. 아, 처녀 장미가 수줍어하며 정숙한 몸가짐으로 얼마나 아름답게 처음으로 얼굴을 내미는지 보라. 사람눈에 덜 띌수록 아름다움은 한층 더해가는 구나. 하지만 보라, 이때 그녀가 점점 더 대담해져 거침없이 제 젖가슴을 온통 드러내는 모습을. 보라 이내 그녀가 시들어 떨어지는 모습을.
그렇게 하루가 휙 지나가는 사이에 죽을 수 밖에 없는 잎과 봉오리와 꽃송이도 사라져간다. 예전에 숱한 숙녀들과 숱한 애인들의 침대와 정자를 장식하려고 찾던 꽃들고 한번 시들면 더는 꽃피지 않난다. 그러니 아직 한창 때의 장미를 그러모으라, 이내 늙음이 다가와 그녀의 자랑거리를 꺾어 버릴테니까. 사랑하면서 똑같이 죄를 지으며 사랑받을 시간이 아직 있는 동안 사랑의 장미를 그러모으라.

새뮤얼 테일러 콜리지는 워즈워스와 함께 낭만주의 운동의 시작을 알린 서정담시집을 합작하면서 대표작인 노수부의 노래를 발표했다. 한밤의 서리는 정말 밤중의 묘한 서정적인 시이다.
서리가 바람의 도움도 받지 않고 은밀한 봉직을 수행한다. 새끼 올빼미의 울음소리가 요란하게 들려왔다. 그런데 다시 들어보라. 전처럼 요란한 소리를 내 시골집 동거인들은 모두 잠들어, 곁에서 요람에 든 아기가 평온하게 선잠 들어 있는 것 빼고는, 한층 더 깊은 묵상에 어울리는 저 고독속에 나를 남겨두었다. 정말 고요하구나. 너무 고요해서 이상한 극도의 정적으로 명상을 어지럽히고 어수선하게 만드는 구나, 바다, 언덕, 숲, 이 사람들 많은 마을, 바다와 언던, 또 숲, 꿈처럼 귀에 들리지 않는 무수한 세상사들, 푸르스름한 불길이 잔불 위에서 꼼짝도 하지 않는다. 벽난로 받침쇠에서 퍼덕거렸던 저 검댕만이 유일하게 안절부절 못하며 여전히 거기서 퍼덕거리는 구나. 내 생각엔 자연의 숨죽인 고요속의 그 동작이 살아있는 나와 어렴풋이 공감하며 검댕을 벗할 수 있는 형체로 만들어 주는데, 그 미약한 펄럭임과 변덕을 빈둥대는 정신이 사방에서 제 메아리나 거울을 찾으며 제 기분을 해석하고 상념의 노리개로 삼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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