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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 잘 지내 : 재주소년 박경환 산문집

박경환 지음달 ( 출판일 : 2023-07-14 )
작성자 : 김○아 작성일 : 2024-05-13
페이지수 : 287 상태 : 승인
제주소년인 박경환이 지은 책으로 비오는날이면 달라지는 아스팔트 냄새만으로 어린 날의 하굣기을 추억한다. 어려서 차범근 축구교실 왼쪽 공격수로 활약할 때까지만 해도 국가대표가 될 줄 알았다. 학창시절, 공부를 어느정도 해보다가 잘하네, 나중에 해도 되겠는데 라고 생각해 기타를 치기 시작했다. 마카롱보다 호박전을 좋아한다. 일상 속 후줄근한 순간에서 이야기가 탄생한다고 믿는다.
붉게 해가 지는 곳을 보며, 유년에게 edit
운동장에서 바라본 석양 해질녘의 바람
펄럭이는 태극기 교실에 남아 있는 선생님의 옆모습
집으로 돌아가는 아이들 엄마를 기다리며 혼자 공을 차던 나
문방구 냄새 흙냄새
아무렇게나 던진 신발 주머니가 스탠드에 놓이는 소리 그물이 해져버린 농구 골대
애국조회 날이면 운동장에 늘어선 긴 줄을 보며 이런 생각을 했다. 아 삶은 얼마나 막연한 가 텅민 운동장에 앉아 불게 해가 지는 곳을 보며 나는 유년에게 인사하네 두고온 마음을 사랑을
수물을 넘고 서른을 넘는 지점은 눈에 보이는게 아니라서, 해가 바뀌는 그 순간에는 아무 감정이 없다가도 어느날 문득 특유의 감정들이 밀려오는데, 그것은 대략 이런 것들이었다. 아무것도 이룬게 없다는 조바심, 얼마전이라고 생각했던 그 일이 너무 멀어진 것에 대한 당혹감, 늘 함께 일 것 같던 사람들이 사실은 잠시 스치는 인연이었다는 사실, 온 힘을 쏟던 일에 대해 계속 여기 힘을 쓰는 건 무료한 직이구나 하는 자각, 세상은 너무 크고 나는 너무 작다는 뻔한 사실을 또 다시 깨달음으로써 찾아오는 뻔한 좌절,
난 그렇게 또 서른을 넘고 소중한 게 남아 있어 가끔 이렇게 부르네 밤새 노래한 꿈도 간절히 바랬던 사랑도 다 웃을 수 있는 날 문득 그려보네

모든 겨울밤은 슬프다고 했던가, 마치 어제 일처럼 선명한 기억을 안고 거리로 나섰지 그날의 앳된 너를 다시 만날 수 있을까 아니라는 걸 알지만 숨가쁜 우리가 그 거리를 누비고 있을 것만 같아서


슬픔은 시처럼
문득 눈을 떠보니 봄이 다가와 있다. 지나간 수많은 봄을 무시한 채 가장 화려한 자리를 차지했다가 밀려날 운명을 나는 모르겠다는 듯이 알바 아니라는 듯이 지구본에 섬이 몇 개인지는 몰라도 내 마음엔 외로운 섬이 꽤나 있는데 이제 그 섬 앞바다에 물이 들어오는 시간또 밀려나가는 시간 안개 자욱한 새벽에도 아무도 없는 바닷가에서 그 일을 끝없이 반복되겠지 만날 사람도 그리워할 사람도 없는 바닷가에서 슬픔은 시처럼
어느순간 밀려들어와 그 북적이는 기분이 나쁘지만은 않아
그때 우리, 집까지 걸어갔었지
봄날, 참 좋았었는데
사진속 우리는 언제나 웃고 있는데...

슬픈 시를 볼때면 나의 유년시절이 생각나며 10대, 20대, 30대가 주마등같이 지나간다 나는 하루하루 소중한 나날들을 아쉽게 바라보며 오늘도 지나가는 나의 시간에 소중함을 느낀다. 조금도 책을 읽고 느낌을 마음으로 받아내기 위해 오늘도 잠못이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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