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인의 고통에 응답하는 공부
김승섭 지음동아시아
( 출판일 : 2023-11-22 )
작성자 :
김○아
작성일 : 2024-05-11
페이지수 : 319
상태 : 승인
저자 김승섭은 연세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서울대학교 보건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하버드대학교 보건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조지워싱턴 대학교 보건대학원과 고려대학교 보건과학대학 보건정책관리학부에서 일했고, 2022년부터 서울대학교 보건대학원 환경보건학과 부교수로 재임 중이다. 의학과 역학을 이용해 차별 경험과 고용불안 등 사회적 요인이 장애인, 성소수자, 비정규찍 노동자와 같은 사회적 약자의 건강을 어떻게 해치는지 연구하고 있다. 천안소년교도소에서 공중보건의사로 일한 후, 재소자 인권에 대한 관심을 이어가다 국가인권위원회에서 구금시설 건강권 실태조사에 참여했고, 인턴, 레지던트 근무환경 연구, 쌍용자동차 해고노동자 건강 연구, 소방공무원의 인권상황 실태조사, 한국 성인 동성애자, 양성애자 건강 연구, 단원고 학생 생존자 및 가족 대상 실태조사 연구, 한국 트랜스젠더 건강 연구, 천안함 생존장병 건강연구, 코로나18 취약계측의 건강불평등 연구 등 각종 소수의 건강을 조사 연구하였고, 각종 소수사 법정 증언을 하거나 전문가 소견서를 제출하는 등 취약계층 및 소수자들에 대해 관심이 많다.
이 책은 그 연구의 정점에 있는 연구로 작가가 느끼는 공부는 타인의 고통에 응담하는 언어라고 말한다. 소수자들의 목소리를 기록하고, 이들의 목소리를 글로 마무리해야 했으며, 고통과 분노의 에너지로 존재하는 경험들을 데이터로 수집해고 분석해 논문과 책의 형태로 정리했다. 작가는 공부를 할수록 세상은 복잡하고 변화는 쉽지 않다는 점을 알아간다. 그러나 답이 보이지 않는다고 해서 질문을 포기할 수 없고, 길이 보이지 않는다고 해서 버릴 수 있는 것이 아니라고 하였다. 합리성은 자신의 주장을 뒷밭침하는 근거가 얼마만큼 있는가로 결정되기에, 기득권은 사회의 모든 갈등에서 더 합리적인 주장을 하기 쉬운데, 근거는 지식의 형태로 존재하고 지식을 생산하기 위해서는 자원과 시간이 투여되어 이미 생산되어 있는 지식만으로는 답을 할 수 없는 질문에 답해야 할 때가 많았다고 한다. 그럴 때 마다 읽고 만나고 부대끼며 길을 찾으려고 했다고 한다.
책에서 공부를 하는 이유는 세상을 더 평등한 곳으로 만들고 싶어서라고 말한다. 공부를 가진 힘을 믿는다고 답하였따. 공부가 당장 사회 변화를 해소해 주지 못하지만 인류가 유사한 문제를 두고 실패와 성공을 반복하며 오랫동안 쌓아온 지식을 면밀히 검토하면서 얻게 되는 통찰이 있고, 그 통찰의 힘이 장기적으로 보다 나은 선택을 할 수 있도록 안내하는 길잡이가 되어준다고 말하고 있다.
차별도 마찬가지로 경험하고 인지하고 이야기하는 일이다. 우리 사회에서 차별은 공기처럼 눈에 보이지 않지만 항상 존재하며 몸을 긴장시키는데, 이들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당자자와 함께 이야기를 해야 한다. 알아들은 척은 배려가 아니라 모욕일 수 있다고 말하고 있으며, 결국 이들 문제의 해결을 위해 연구가 과학적 합리성을 갖추어 다른 문제들을 대응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타인에 대한 공감은 필연적으로 불편함을 자극하는데, 이는 본능이다. 소수를 더럽고 악하고, 추하게, 그래서 외면하게끔 하는 이 잘못된 사회를 인간의 본능 때문이라고 치부하며 쉬쉬하는 것은 옳은 것이 아니다. 이런 편견과 혐오의 사회는 우리가 저항 없이 그 본능에 쉽게 굴복한 것이기도 한데, 이를 우리 스스로 풀어야 할 것이며, 이들의 아픔에 응답하기 위해 우리의 고통도 감내해야 할 것이다. 그것이야 말로 미래를 조금은 살 만한 곳으로 만드는 유일한 방법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