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을 사지 않기로 했습니다 : 기후위기와 패스트패션에 맞서는 제로웨이스트 의생활
이소연 지음돌고래
( 출판일 : 2023-11-01 )
작성자 :
김○아
작성일 : 2024-05-07
페이지수 : 323
상태 : 승인
스타일도 환경도 놓치고 싶지 않은 5년차 탈쇼핑중독자의 새옷없는 삶에 대한 책이다.
작가는 지역 생활 커뮤니티 당근에서 콘텐츠 에디터로 일하고 있다. 싼 가격에 득템하는 재미에 푹빠져 기쁘나 슬프나 옷을 사다, 2019년부터 새옷을 사지 않는 삶을 실천하고 있다. 미디어 스타트업 뉴닉에서 3년간 에디터로 일하며 기후 위기, 환경, 포스트팬데믹 뉴노멀에 대한 글을 썼다. 바닷속과 바닷가의 쓰레기를 보고만 있을 수 없어 해양환경단체 시셰퍼드 코리아 활동가가 됐다, 스쿠버다이빙을 통해 바다 깊은 곳에 버려진 폐어구를 수거하는 정화 활동에 참여하고 있다.
바다가 죽으면 우리도 죽는다. 처음 시셰퍼드 코리아 활동가로 함께 했을 때 시셰퍼드 활동가임을 드러내줄 굿즈를 사고 싶어 영문 웹사이트를 득락거렸다. 하지만 해외배송이 내가 지키고자 하는 바다의 안위에 전혀 좋지않다는 걸 잘 알고 있었기에, 결국 1년이 지나 심사숙고 끝에 공동구매로 반소매 티셔츠를 하나 주문했다.
쇼핑을 멈추는 건 생각보다 큰일이다. 기분이 안좋을 땐 뭐라도 사라고, 기분이 좋으면 그게 맞게 쇼핑을 하라고, 그게 네가 존재하는 방식이자 이유라고 온세상이 외치고 있으니 말이다. 그 요란한 목소리를 외면하는 건 어려운 일이다. 지속가능성 문제를 고민하다 보면 왜 시민들 개개인이 죄책감을 느끼고 신념을 포기해야 하는지 의문이 들곤 한다. 라면을 먹으려 해도 비닐 봉지를 최소한 세장을 버려야 하는데 커다란 매대를 온갖 종류의 라면으로 채운 대형마트에서는 오리려 소비자를 향해 비닐봉지 사용을 줄이자고 외친다. 개인과 가정에서보다 기업에서 배출하는 비닐 쓰레기가 압도적으로 많은데도 말이다. 이런 현실에서 사람들에게 더이상 옷을 사지 말자고 이야기 하는게 무의미하고 무기력한말같이 들린다. 내가 바뀐다고 돼? 기업이 바뀌어야지..
내가 입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 알고 제대로 사고 제대로 입는 것, 나아가 어떻게 살아갈지 나만의 길을 찾아가는 것 이책은 그에 대한 답을 찾아가는 과정이자 변화를 촉구하는 외침이다. 우리느 ㄴ무엇을 입고 싶어 하는가? 어떤 옷이 어떤 이유로 필요한가? 10년후 20년후 옷장에 어떤 옷과 가방이 매일 아침 우리를 반겨주길 바라는가? 어떤 세상에서 어떤 모습으로 살아가고 싶은가? 내가 진정으로 가지고 싶어하는 것을 알아채는 것, 그 안에서 기쁨과 아름다움, 소중함을 찾는것, 돈이라는 쉽고 간편한 수단으로 나의 기쁨, 슬픔, 분노의 감정을 함부로 치환하지 않는것, 앞으로 더 높이 더 멀리 날아가 보자 그러면 빛나는 태양 빛에도 녹지 않는 진짜 날개를 가질수 있다.
한번 맡으면 잊히지 않는 강력한 새옷 냄새가 석유의 그것임을 우리의 코는 기억한다. 옷을 사고 투명비닐을 뜯어내면 새 옷 냄새가 코를 찌른다. 값이 저렴할수록 냄새는 심하다. 납작하게 접힌채 공기도 통하지 않는 창고에 얼마나 오래 있었는지 이 옷의 생개가 눈앞에 그려진다. 우리가 입는 옷 대부분 석유로 만들어진다. 석유, 석탄등에서 추출한 고분자 물질을 화학적으로 합성해 만든 섬유, 즉 합성섬유로 옷을 짓는다. 과거에는 누에나 목화를 길러 옷감을 마련했지만,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여 합성섬유는 원유에서 추출된느 기초 원료인 나프타로 만들어지는데 이것이 바로 새옷에서 나는 섬유냄세의 근원이다. 합성섬유는 생성과정에서 마창과 탄성이 강해지는 성질이 있는데 , 그래서 인공섬유인 합성섬유가 많은 옷을 생산하는데 사용된다. 3대 합성섬유인 폴리에스테르, 나일론, 아크릴은 전 세계 합성섬유 생산량의 약98퍼센트를 차지한다. 합성섬유의 이름은 언뜻 낯선 화학용어처럼 들리지만, 옷감 안쪽 태그에 선명하게 이름이 적혀 있는 이 섬유들은 지금도 당신의 피부와 맞다아 있다.
초록색 헌옷 수거함의 함정은 이렇게 수거한 합성섬유로 만든 옷들은 소진에 실패한 재고와 수거함에 버려진 중고품들은 전국 중고 의류 수거 업체로 향해 섬유쓰레기가 된다. 빈티지 매장에 유통되는 옷은 전체의 5퍼센트밖에 되지 않는다. 나머지 95퍼센트는 인도, 캄보디아, 필리핀, 칠레, 케냐 등의 개발 도상국으로 수출된다. 다시 입을수 없는 옷은 훼손된 옷으로 분류되어 누구나 원한다면 훼손된 옷을 사갈수 있고, 그 후로는 민간 업체 소관인데 그 양이 너무 많아 민간이 감당하기 어렵다. 섬유를 재활용하는 기술은 기계적 재활용과 화학적 재활용이 있다. 둘다 한계가 있다. 섬유의 길이가 짧아지면 질과 강도가 낮아져 의류를 만들수 없고 카펫등에 활용된다. 옷이 옷으로 재탄생하는 순환 경제는 일어날수 없다. 물낭비도 심하다, 매년 직물 염색에 사용되는 량은 수영장 200만개를 채워야 한다. 염색의 양이 많으면 자연정화 능력이 떨어져 천연염색 역시 환경오염을 피할수 없다.
옷을 사지 않겠다는 결심은 고요하기만 했던 일상에 하나둘 작은 변화의 물결을 일으킨다. 새옷을 사지 말자는 것은 근사한 날에도 낡은 헌옷을 입고 궁상 떨자는 것은 아니다. 새옷을 사지 말자는 것은 옷을 단순한 물건이상으로 나 자신을 표현하는 가장 친밀하고 직관적인 수단으로 여기고 존중하자는 말이다. 분명히 나에게 맞는 옷을 더 잘 입어야 한다는 것이다.
스타일이 바뀌어서, 유행이 지나면 취향에 맞게 레이어드 할수 없는지, 운동이나 휴가로 입을수는 없는지, 옷이 망가지면 재활용할수는 없는지, 하의나 상의 매칭하여 입던지 잘 어울리는 친구가 없는지 생각해볼수도 있다. 소장의 목적이라면 추억상자에 보관하자.
청바지는 외출후 뒤집어서 항균 탈취제를 뿌리고 오염이 심해 세탁이 필요하면 단독으로 세탁하며 물빠짐 방지를 위해 지퍼와 버튼을 채운후 뒤집어서 중성세제와 찬물로 세탁하는 것이 좋고 접기보다 돌돌 말아 보관하는 것이 모양 유지에 좋다.
코트는 외출 후 이불을 확인하고 털을 빗질하듯 살살 쓸어내고 바람이 통하는 습하지 않는 곳에 보관한다. 보관시 다른 옷과 간격을 두고 보관한다. 흰면은 목이나 소매가 누렇게 변하면 과탄소소다와 주방세제를 섞어 담가두면 오염을 뺄수 있다.
리넨 소재 셔츠 및 바지는 30도 가량의 미지근한 물에 중성세제로 손세탁하면 더 오래 입을 수 있다. 섬유유연제를 사용하면 오히려 구김이 생겨 옷이 후줄근해질수 있다.
가죽 제킷과 가방은 한번 망가지면 세탁소에서도 어쩔수가 없다 평소에 잘 관리해 주는게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