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예술
윤혜정 지음을유문화사
( 출판일 : 2022-07-20 )
작성자 :
김○아
작성일 : 2024-05-06
페이지수 : 382
상태 : 승인
도느 미술 작품은 만든 이의 철학, 사유, 경험, 존재 이유 등 삶의 뼈대가 응충되고 세계의 질서가 추상화된 결정체입니다. 내가 이들을 마주할 용기만 발취한다면, 이들은 기꺼이 나의 감정을 , 욕망을 결핍을 왜곡하지 않는 겨울이 되어 줍니다.
지은이는 20년 넘게 문화 예술의 최전선에서 활약하며 동시대 예술 거장들의 삶과 철학을 전달해온 에디터이다.
28페이지의 마크 로스코 넘버 301의 그림을 실어 놓았다. 마크 로스코의 작품은 무한성을 떠올리게 한다. 그냥 3중체계의 그림인줄 알았는데 그 그림이 붉은색에서 파란색으로 갈때쯤 그 사람의 죽음이 다가 왔다는 것을 아는 사람이 있었을까? 이혼과 홀로 외롭게 살며 점점 파란색이 되고 죽음에 다달았다. 모든 레드를 포용한 듯한 레드는 시작과 따뜻한 감정이 보인다. 로스코 작품의 더개한 명성을 의심한던 쪽이었던 작가는 울음섞인 찬탄과 한숨을 번갈아 반복했으며 삶의 첨ㅇ몌한 딜레마로 완성된 그의 작품이 삶의 경중을 똑바로 보지 못하고 있다는 나의 딜레마를 내밀한 콤플렉스로 전환하는 날카로운 솜씨에 베이는 것 같았다. 혹자는 로스코의 작품이 괜찮다. 괜찮다. 다 괜찬ㅇㅎ다고 의무한다며 그의 앞에 성스러운 제단으 ㄹ쌓고 어떤 감독은 로스코 작품을 모티프로 영화에 풍성한 해석의 지점을 부여했으며 황동규같은 시인은 그의 이름을 제목삼아 시를 써서 로스코라는 존재 자체에 경의를 보냈다.
내 안의 두려움이 나를 바라본다. 어떤 예술 작품 앞에서 경외감이 밀려드는 상태르 ㄹ넘어 숨이 막히거나 눈앞이 깜깜해지는 순간을 경험한 적이 있는가? 그렇다면 당신은 예술이 선사하는 가장 초현실적인 경험이라는 스탕달 증후군의 흔치 ㅇㄴㅎ은 수혜자다. 19세기 프랑스 소설가 스탕달의 이름을 딴 이 증후군은 그의 경험에서 비롯되었다. 피렌체 여행길에 만난, 이켈란젤로가 묻힌 산타크로체 성당에서 미술 작품의 역사적, 미적 완성도에 완전히 압도된 순간을 그는 이렇게 섰다. 나는 심장의 격렬한 반동에 사로 잡혔다. 생명의 샘이 내안에 말라붙었고 계단에서 굴러떨어질까봐 끊이 없이 두려워 하며 걸었다. 그리하여 후대 사람들은 미술품 앞에서 심장박동이 빨라지거나 현기증을 느끼거나 진땀이 나거나 사지의 힘이 빠지거나 방향 감각을 잃거나 심하면 실신에 이르는 이 불가사의한 증상을 스탕달 증후군이라 명명했다. 지금도 스탕달 증후군은 비너스의 탄생을 보다가 심장마비를 일으킬 뻔한사람 <모나리자>에 들고 있던 컵을 내던진 관광객, 사이트원블리의 현란한 추상화에 립스틱으로 낙서를 하거나 모네의 작품에 구멍을 낸 남자 등의 사례로 해외 토픽에 종종 소개된다.
아니쉬 카푸어는 동시대의 논쟁적인 조각가다. 내 작품에는 어두운 내부 같은 손에 잡히지 않는 개념이 중요한 테마예요, 나는 물질을 통해 비정형과 비물성을 만들어 내는 방법을 연구하는 사람입니다. 2016년 국제 갤러리에서 열린 개인전의 기자 간담회에서 아니쉬 카푸어의 철학적 발언은 자리한 모두를 때 아닌 사유의 장으로 몰아넣었다. 그는 늘 자신이 만드는 물질, 그 보이는 것 이면의 보이지 않는것을 표현하기 위해 활동하고 있다고 피력했다.
나의 취약함을 드러내는 용기에 대해서
어떤 미술 작품이 세상에 나오기까지는 함부로 재단할 수 없는 복잡다단한 작가의 물리적 심리적 계기가 존재하지만 <창고 피스> 만큼 사적인 계기와 뼈아픈 상황을 직설적으로 고백하는 작품은 드물다. 이 작업을 구성하는 가장 주요한 요소는 양혜규의 형이상학적 철학이나 빼어난 사유가 아니라 “ 내게 작품을 보관할 장소가 없다”는 명백한 현실이기 때문이다. 여기엔 내 작품이 잘 팔리지 않기 때문에 경제적 여유가 없다는 결핍, 이 위기의 상황을 어떻게든 해결해야 작가 생활을 지속해 갈 수 있다는 절박함 등이 뒤엉킨 채 전제되어 있다. 동시에 이러한 구체적 상황은 전체를 가늠하는 단서로서의 역할도 한다. “독일과 서울을 오가며 활동하는 전도 유망한 미술가에게 직면한 삶의 지난함, 낯선 타국에서 무언가를 이뤄야 한다는 무담감, 미술계에서 성공적으로 생존하고자 하는 욕망, 이상과 현실 사이의 괴리에서 느꼈을 소회감, 좀체 벗어날 수 없었을 불안함 등 작가가 말하지 않으면 보이지 않는 온갖 상태들, 누가 묻지 않는다면 그저 묻어 두고 싶은 감정들이 부상하며 당시의 양혜규라는 작가를 적나라하게 드러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