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누구든 각자, 나름대로 그리운 커피숍이 가슴 한 구석에 자리 잡고 있지 않을까?
서울대 캠퍼스 동숭동 대학시절, 법대 정문에서 보면 가운데에 도서관, 오른쪽에 강의실 그리고 왼쪽에 구내다방이 자리 잡고 있었다. 나는 사실 강의실보다 구내다방에서 보낸 시간이 훨씬 더 많았다. 법이란 일반인의 상식보다 약간 높은 수준의 상식이니까 애써 공부할 가치가 없다고 보았다. 판·검사나 변호사 따위가 될 생각도 처음부터 없었기 때문에 거의 날마다 구내다방에서 죽치고 앉아서 클래식 음악을 공짜로 감상하는 편이 보람 있는 일이라고 믿었다.
당시 커피는 한 잔에 30원, 막걸리는 한 되에 50원 그래서 “사느냐 죽느냐 그것이 문제”라고 했다. “커피 한 잔을 시켜 놓고 그대 오기를 기다리네”라는 노래가 히트치기도 했다. 그러한 시절에 커피란, 요즈음 커피처럼 맛이 어떻고 향기가 안 좋고 할 처지는커녕 커피 한 잔이 있느냐 없느냐 둘 중에 하나였다. 그런데도 그 시절이 그리워진다. 수많은 사연이 잔잔한 물결처럼, 또는 거센 파도처럼 밀려오고 사라지고는 하던 법대 구내다방이 그립다.
이 책은 어느 누구나 커피숍 한 구석에 자리 잡고 앉아 커피 한 잔의 추억이 담긴 그리움이 있을 것이다. 저자는 우리 모두의 추억을 위해서 에세이 형식의 시를 한 권으로 묶었다. 저자 자신의 여러 가지 체험, 희망, 아쉬움,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 등을 담아서 한 잔의 커피로 전한다.
시인, 소설가, 수필가, 희곡작가, 번역가, 전직 외교부 대사
황해도 신천군에서 태어난 이동진은 한 때 신부가 되기를 지망하여 신학교에 들어갔으나 가톨릭대학교 철학과를 중퇴하고 서울대학교 법과대학을 졸업했다. 재학 중 외무고시에 합격하여 외교관이 된 그는 참사관(이탈리아, 네덜란드, 바레인), 총영사(일본), 공사(벨기에)를 거쳐 주 나이지리아 대사를 역임했다. 미국 하버드대학교 국제문제연구소의 연구위원(Fellow)으로 1년 동안 재직하였으며, 김대중 정권 때 정년을 10년 앞둔 2000년에 본의 아니게 조기 퇴직하였다.
그는 1970년 월간 <현대문학>에서 박두진 시인의 추천으로 문단에 데뷔, 첫 시집 《韓의 숲》과 최근 시집 <개나라의 개나으리들> 등 22권의 시집을 출간하였다. 본인이 영역한 시집 《내 영혼의 노래(Songs of My Soul)》은 1999년 독일 Peperkorn사가 출간하였다.
대학졸업 직후 극단 <상설무대>를 창단하여 대표로 활동한 바 있는 그는 유신 초기에 여러 번 공연된 《금관의 예수》을 비롯하여 다수의 희곡을 집필하여 《누더기 예수》, 《독신자 아파트》 등 희곡집 4권을 출간하였다. 그 가운데 희곡 《금관의 예수》는 본인이 영역하여 《Jesus of Gold Crown》이라는 제목의 단행본으로 나이지리아에서 출간되었다. 《우리가 사랑하는 죄인》, 《외교관》 등 6권의 장편소설도 출간하였으며, 특히 《우리가 사랑하는 죄인》은 KBS-TV가 이 소설을 원작으로 하여 1시간짜리 미니시리즈 12회분을 제작, 1990년 8월부터 방영하고, 1991년 2월에 재방영하였다.
번역서로는 《장미의 이름》《걸리버 여행기》《천로역정》《제2의 성서》《링컨의 일생》《아우렐리우스 명상록》《군주론 & 로마사평론》《통치자의 지혜》《잠언과 성찰》《365일 톨스토이 잠언집》《악마의 사전》 등 수십여 권이 있으며, 《이해인 시선집》 《홍윤숙 시선집》등을 영어로 번역, 독일에서 출간하였다.
1970년대 초 “20대의 손으로 만든 20대를 위한 월간잡지” <상아(象牙)>를 창간하기도 한 그는 노숙자, 극빈자 등을 무료로 치료하고 돌보는 <요셉의원>을 돕기 위한 목적으로 월간 <착한이웃>을 창간하여 2003년부터 2008년까지 발행인으로 활동하였다.
현재 해누리 출판사의 발행인이며, 한국외교협회, 한국시인협회, 한국소설가협회, 펜클럽 한국본부, 한국휴머니스트회, 가톨릭문학인회 등의 회원이다.
● 머리말
● 1장 하루살이를 위하여, 굿모닝, 커피!
홀로 또는 마주 보며, 굿모닝, 커피!
일요일 아침, 굿모닝, 커피!
혀가 풀리면, 굿모닝, 커피!
커피의 자유
추억을 위하여, 굿모닝, 커피!
시각장애인을 위하여
하루살이를 위하여, 굿모닝, 커피!
모든 것에 감사하며, 굿모닝, 커피!
● 2장 산책 후, 굿모닝, 커피!
개미에게도, 굿모닝, 커피!
검둥개에게도, 굿모닝, 커피!
산책 후, 굿모닝, 커피!
무너지면 무너진 대로
물방울
최고도 최저도 없다
참으로 멋진 일생이란
자유다운 자유 하루만이라도
방 빼!
모든 노숙자에게, 굿모닝, 커피!
굿모닝, 담배!
네팔 일출을 맞이하며, 굿모닝, 커피!
전직 인간들
히말라야 안개
너무 큰소리치지 마라
● 3장 흐린 날에도, 굿모닝, 커피!
태풍에게도, 굿모닝, 커피!
부활할 때마다, 굿모닝, 커피!
조그마한 자유라도 감사하며
비에 젖어, 굿모닝, 커피!
알쏭달쏭, 굿모닝, 커피!
흐린 날에도, 굿모닝, 커피!
책 속의 길을 위하여, 굿모닝, 커피!
장애인들 끼리, 굿모닝, 커피!
매미들을 위하여, 굿모닝, 커피!
개털에게, 굿모닝, 커피!
가로등에게, 굿모닝, 커피!
상식을 위하여, 굿모닝, 커피!
그 날 그 아침에도, 굿모닝, 커피!
세상이 아무리 변해도, 굿모닝, 커피!
가로수에게 굿나잇, 커피!
● 4장 행복한 순간, 굿모닝, 커피!
편안한 자리, 굿모닝, 커피!
믿는 도끼에도, 굿모닝, 커피!
힘들 때마다, 굿모닝, 커피!
처음 만났을 때, 굿모닝, 커피!
행복한 순간, 굿모닝, 커피!
꼴 보기가 역겨워도, 굿모닝, 커피!
회오리바람에도, 굿모닝, 커피!
실향민들을 위하여, 굿모닝, 커피!
폐품 수집 노인에게, 굿모닝, 커피!
피날레를 위하여, 굿모닝, 커피!
● 어느 시인의 자기 성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