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작 《禁止를 금지하라》(시대의창, 2006년 11월)에 이은 지승호의 11번째 인터뷰집이다. 대한민국의 내노라하는 7인의 지성으로부터 들어본 우리 사회 안에 존재하는 두 개의 가치관 그리고 그 가치관의 충돌로 나타나는 사회 현상에 대한 의견을 담아냈다. 최근 타결된 한미FTA 문제, 진보·보수 논쟁, 강력하게 자리잡아 가고 있는 자본 파시즘 현상, 사회복지 문제 등 한국 사회의 핵심적인 쟁점들에 대한 솔직하고 적나라하게 대화로 엮어내었다.
박노자는 “노무현 정권의 친미 성향은 노무현으로 대표되는 중도 부르주아들의 태생적 특징”이었다면서 대한민국은 미국의 ‘자발적 식민지’라고 말한다. 홍세화는 공화국으로서의 가치를 잃어버린 한국 사회에 대한 안타까움을 피력하면서 좌우로 편가름하는 이분법적 가치를 지양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인터뷰어 지승호는 이 책을 통해 노무현 정권을 향한 제안과 더 나은 대한민국을 위한 논의들을 전개시켜나가고 있다.
서울대 미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교 대학원에서 「소련의 구조기호론적 미학」연구로 석사 학위를 받았다. 이후 독일로 건너가 베를린 자유대학에서 언어 구조주의 이론을 공부했다. 독일 유학을 떠나기 전 국내에 있을 때에는 진보적 문화운동 단체였던 노동자문화예술운동연합의 간부로 활동했다.
1998년 4월부터 『인물과 사상』 시리즈에 '극우 멘탈리티 연구'를 연재했다. 귀국한 뒤 그는 지식인의 세계에서나마 합리적인 대화와 토론과 논쟁의 문화가 싹트기를 기대하며, 그에 대한 비판작업을 활발히 펼치고 있으며 변화된 상황 속에서 좌파의 새로운 실천적 지향점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2009년 중앙대학교 문과대학 독어독문학과 겸임교수, 한국예술종합학교 초빙교수, 카이스트 문화기술대학원 겸직 교수로 재직 하였다. 현재 동양대학교 교양학부 교수로 재직 중이다.
그를 대중적 논객으로 만든 『네 무덤에 침을 뱉으마』는 박정희를 미화한 책을 패러디한 것이다.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그의 글은 ‘박정희 숭배’를 열성적으로 유포하고 있는 조갑제 〈월간조선〉 편집장과 작가 이인화씨, 근거 없는 ‘주사파’ 발언으로 숱한 송사와 말썽을 빚어온 박홍 전 서강대 총장, 가부장제 이데올로기를 옹호한 작품 〈선택〉으로 논란을 낳은 작가 이문열씨 등에 대한 직격탄이다. 탄탄한 논리, 정확한 근거, 조롱과 비아냥, 풍자를 뒤섞은 경쾌하면서도 신랄한 그의 문장은 '진중권식 글쓰기'의 유행을 불러일으켰다.
사회비판적 논객으로서가 아닌 미학자로서의 행보를 보여주는 책은 바로, 이제는 고전이 되어 버린 『미학오디세이』이다. 이 책은 ‘미’와 ‘예술’의 세계라는 새로운 시공간을 선물한 귀중한 교양서이다. 10년이라는 시간 동안 세대를 바꿔가면서 꾸준하게 여러 세대에게 공감을 얻고 있는 이 책은 근육질의 기계 생산에서 이미지와 컨텐츠의 창조로 옮겨가고 있는 시대를 사는 우리에게 시사하는 점이 매우 크다고 할 수 있다. '90년대를 빛낸 100권의 책'으로 선정되기도 한 이 책에는 벤야민에서 하이데거, 아도르노, 푸코, 들뢰즈 등의 사상가들이 등장하여 탈근대의 관점에서 바라본 새로운 미학을 이야기한다.
이를 이어가는 『진중권의 현대미학 강의』는 “과연 예술은 진리의 신전(하이데거)인가? 오늘날 예술은 왜 이리도 난해해졌나?”라는 질문을 던지며 탈근대 미학에 결정적인 영향을 끼친 철학자 8명을 골라 그들을 통해 탈근대 미학의 주요 특징을 살핀다. 근대 미학과 탈근대 미학을 반복적으로 대비하면서, 패러다임의 변화의 핵심을 포착하고 탈근대 미학의 요체가 숭고와 시뮬라크르임을 밝힌다. 차갑고 짧은 문장이 덜쩍지근한 포스트모던을 새롭게 보도록 만든다.
삶의 시원 '에로스'를 탐색한 성의 미학을 거쳐 삶을 자연으로 되돌리는 '타나토스'로 이어지는 죽음의 미학을 다룬 『춤추는 죽음』은 렘브란트, 로댕 뭉크, 고야 서양미술사에 빛나는 족적을 남긴 천재 화가들에게 죽음이란 무엇이었는지를 살펴본다. 삶의 유한성을 명상할 줄 아는 예술가들은 죽음에 대한 실존주의적 공포를 창작을 통해 예술로 승화시켰다고 말한다.
이런 저작을 통해 보여지는 그의 인문적, 미학적 사유는 비트겐슈타인의 인식 틀과 벤야민에게서 받은 영감에서 시작되었다. 이를 구체화하는 작업으로 그는 개략적으로 철학사를 언어철학의 관점에서 조망하고, 탈근대의 사상이 미학에 대해 갖는 의미를 밝혀내는 글쓰기를 계획하고 있다. 그의 목표는 철학사를 언어철학의 관점에서 조망하는 것, 탈근대의 사상이 미학에 대해 갖는 의미를 밝히는 것, 철학.미학.윤리학의 근원적 통일성을 되살려 새로운 미적 에토스를 만드는 것, 예술성과 합리성으로 즐겁게 제 존재를 만드는 것 등이다.
저서로는 『미학 오딧세이』『춤추는 죽음』『네 무덤에 침을 뱉으마』『천천히 그림읽기』『시칠리아의 암소』『페니스 파시즘』『폭력과 상스러움』『앙겔루스 노부스』『레퀴엠』『빨간 바이러스』『조이한·진중권의 천천히 그림 읽기』『진중권의 현대미학 강의』『춤추는 죽음』『놀이와 예술 그리고 상상력』『첩첩상식』『호모 코레아니쿠스』『한국인 들여다보기』『서양미술사』『이론과 이론기계』『컴퓨터 예술의 탄생』『진중권의 이매진 Imagine』『미디어아트』『교수대 위의 까치』 등의 공저서와 여러 권의 번역서가 있다.
여는 글 | 약자의 상처를 어루만지는 정치가 그립다
박노자 | 대한민국, 미국의 ‘자발적 식민지’가 된 나라
노무현은 우리의 계급적 적대자
대한민국은 친일관료를 이용해 미국이 만든 나라
노예를 기르고 약육강식을 강요하는 우리 교육
체제에 더욱 충성하는 자수성가형 노복들
대한민국은 아직까지 극우들이 지배하는 나라
미국을 신앙하는 한국인의 노예 심리
한미FTA에 대한 미국의 속셈은 한일FTA
배고픈 노예보다 더 비참한 건 배부른 노예
‘하얀 가면'에 갇혀 사는 한국인
위험하지 않은 학문은 이미 죽은 학문
홍세화 | 대한민국, ‘공화국’의가치를 버린 나라
가치의 함몰 상태에서 좌표를 잃다
진정한 진보는 타자에겐 유연하고 자신에겐 엄격해야
《한겨레》의 건강성이 한국사회 건강성의 지표
승자 독식체제에 대한 문제 제기가 절박하다
‘공화국’으로서의 가치가 실종된 현실
공공적 가치에 대한 공통분모가 없는 사회
자기 생각과 주장에 따른 논거의 천박과 빈약의 문제
사회복지 시스템은 투쟁으로 쟁취한 역사적 성과물
연대의식이 축소되어가는 우리 사회의 이중성
미국에 대한 막연한 환상과 지독한 무지
몰상식한 사회, 뻔뻔해야 잘 살 수 있는 사회
‘경제 동물’은 사회 정의나 공공성 요구에 무관심하다
우리 사회에 인문학이 더욱 절실히 요구되는 이유
김규항 | 대한민국, 자본 파시즘이 지배하는 사회
자기에 대한 존중심을 바탕으로 한 비판의 예의
존중을 기본으로 한 대화만이 유일한 방법
개혁의 목적은 진보를 가로막는 것
군사 파시즘이 물러난 자리를 차지한 ‘자본 파시즘’
중간계급 이상의 이해만 대변하는 한국정치
현실에 정직하고 정당하게 반응하는 게 바로 지성과 양식
‘국익’이란 ‘지배계급 이익’의 거짓 표현일 뿐
‘자본의 파시즘’은 아무 의식도 없게 만드는 것
계급은 이념이 아니라 우리의 삶 자체
한홍구 | 대한민국, 머리 까만 미국인들의 나라
머리 까만 미국인들이 갖고 노는 대한민국
개혁의 대상이 개혁의 주체로 자부하는 코미디
‘뉴라이트’는 한국 수구꼴통들이 일본 극우파를 베낀 것
이제는 신자유주의와 국익지상주의를 통해 작동하는 국가보안법
‘포괄적인 반핵’이 아니라 ‘반북핵’만을 얘기하는 것은 기회주의
‘자발적인’ 미국 간첩들을 어떻게 할 것인가
‘국립묘지’는 근대국가가 다음 전쟁을 준비하기 위해서 만든 것
인문학은 동시대의 고민을 함께하는 그런 맛이 있어야
과거의 억울함을 벗겨주는 작업은 지극히 ‘보수적인’ 과제
돼지머리를 삶으면 귀는 자연히 삶아지는 것
증오해야 할 것을 증오할 줄 알고 사는 것
“미안해요 베트남” 그리고 “미안해요 이라크”
민주화 운동 자산, 한국 사회의 저력
심상정 | 대한민국, 이제는 삼성이 지배하는 나라
노무현은 간신들에게 속은 ‘벌거벗은 임금님’
이번 대선의 최대 경계는 신자유주의에 대한 찬반
기득권을 위한 정치는 더 이상 우리의 미래가 될 수 없다
정세를 따라잡는 시대정신과 그 시대를 책임질 수 있는 비전
노무현의 비극은 다수서민을 철저하게 정치에서 배제한 데서 시작
남북경협을 북한경제의 남한화로 인식해서는 곤란
미국의 이중적인 태도가 다자간협상을 더디게 하는 요인
진중권 | 대한민국, 정염이 태양처럼 빛나는 나라
지식인은 대중이 ‘듣고싶어 하는’ 얘기가 아니라 ‘들어야 하는’ 얘기를 해야
진보가 그것이 비판하는 사회보다 더 낙후된 것이 문제
우리나라의 정치의식이라는 건 봉건적인 파당의식
우리의 사회보장은 ‘과잉’이 아니라 ‘결핍’을 고민할 때
사람들이 미래를 못 보니까 자꾸 과거를 보는 것이다
사람들은 남들하고 다른 것을 자꾸 불안하게 생각한다
손석춘 | 대한민국, 새로운 상상력이 필요한 나라
《조선일보》의 논리를 가장 충실하게 이행해온 대통령 노무현
참된 희망을 주지 못하므로 가짜 희망이라도 붙들고 싶어 한다
네티즌들의 정파적 반응은 조선일보식 반응
노동중심경제를 발판으로 통일민족경제를 이끌어야
강자를 제어하고 약자를 부추기는 것이 기자정신
진보가 집권해서 국민경제를 꾸려갈 능력이 있다는 믿음을 보여줘야
가난한 독자들이 왜 부자 신문을 볼까
학생들의 보수화에 앞서 먼저 교수들의 보수화를 걱정해야